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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이재명 정부의 12대 중점 전략과제에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이 포함됐다. 이에 화답하듯 코스피는 9월10일부터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3300선에 안착했다. 주식은 개방도가 높은 자산이다. 미국의 통화정책, 글로벌 경기 흐름과 주요국 증시 추세 등이 한국 주가에 영향을 준다. 우리만 잘한다고 주가가 오를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주가지수의 특정 레벨을 국정 목표로 삼는 게 합당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현 정부가 주식시장 부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자본시장 종사자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바람이 아니라 현실적 목표로서 주가지수 5000포인트 도달이 가능한 일일까. 허황된 목표 신규자영업자대출 로 보이진 않는다. 코스피가 5년 후에 5000포인트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연평균 10.7% 상승하면 된다. 만만한 목표는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이런 정도의 상승세는 자주 나타났다. 지난 10년(2015~24년) 코스피 상장사 당기순이익은 연평균 8.8% 증가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온갖 비관론이 똬리를 틀고 있던 상황에서도 기업들이 이뤄낸 성과다. 한국 증시 신용회복상담 밸류에이션이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기업 이익 증가로 기대할 수 있는 연간 상승률이 8%대 후반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이던 5월29일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신용평가정보 아이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지수 레벨업 첫걸음
물론 과거의 성과가 미래에도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상징되는 보호무역 역풍은 '세계화 시대의 모범국'이었던 한국엔 큰 도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서 보호무역이 본격화됐던 2019년 이후 신용회복위원회 2024년까지의 한국 코스피 상장사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연평균 4.6%였다. 2025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증가율도 전년 동기 대비 4.1%였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향후 4~5년 정도의 시계(視界)로 보면 한국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연평균 5% 이하일 가능성이 높다. 해마다 이익 편차는 있겠지만, 대략 생각해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안산개인회생제도
향후 5년 동안 연율로 10% 넘게 올라야 코스피 5000포인트대 도달이 가능한데, 이익 증가율이 5% 이하라면 쉽지 않은 도전이다. 코스피가 5000포인트대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펀더멘털 이외의 동력이 필요해 보인다. 주가를 결정하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라고 본다. 펀더멘털(fundamentals)과 밸류에이션(valuation), 유동성(liquidity) 등이 그것들이다.?
4~5년의 중기적 시각에서 볼 때 위 요인 중 가장 취약한 분야가 펀더멘털이다. 한국 경제는 구조적인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었다. 보호무역이라는 암초가 한국 기업들을 가로막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다른 두 가지 요인인 밸류에이션과 유동성은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밸류에이션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이나 보유 중인 자산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의미한다. 한국 상장사들은 오랫동안 수익가치와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를 받아왔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고착화돼 왔던 것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요인은 다수 주주에게 친화적이지 않은 지배구조다.
오너로 불리는 지배주주의 막강한 권한은 한국적 지배구조가 가진 중요한 특징이다. 오너 경영 그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다. 신속한 의사결정, 장기적 관점에서의 기업 경영 등 오너 경영이 가진 미덕도 많다. 다만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이 지배주주 편향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M&A 과정에서의 합병비율, 물적분할 후 동시 상장, '알짜 기업'의 헐값 공개매수와 상장폐지 등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준 사례들을 찾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다.?
두 차례에 걸쳐 단행된 상법 개정은 지배주주의 전횡을 억제하는 데 맞춰지고 있다. 주식시장은 1인 1표의 민주주의 작동 원리가 작용하는 게 아니라, 1주 1표의 주주자본주의가 관철되는 장이다. 한국 증시에서의 문제는 소수 지배주주들이 자신들이 가진 지분율 이상의 압도적 영향력을 기업에 행사해 왔다는 데 있다.?
경제가 어려운데 지배구조와 관련된 부담까지 지게 됐다는 일부 한국 상장사의 불만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일본의 경우도 '잃어버린 20년'으로 표현되는 장기 불황이 깊어진 시점에 지배구조 개혁이 시작됐다. 상장사 지배구조 개선을 불황 탈피의 방법론 중 하나로 생각했던 것이다. 한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 논의도 일시적 유행으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9월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각종 증시 지수가 표시돼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부동산 선호 분위기 완화해야 머니무브 가능
주식투자 인구가 급증하면서 소액주주들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한국의 주식투자 인구는 2019년 말 618만 명에서 작년 말에는 1423만 명까지 늘어났다. 정치의 영역에서 이들의 요구를 무시하긴 힘든 환경이다. 만일 주가지수가 5000포인트대에 도달한다면 그 여정은 지배구조 개선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를 통한 밸류에이션 상승이라는 동력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유동성은 한국 주식을 매수하는 자금의 규모로, 주식에 대한 수요를 의미한다. 유동성도 한국 증시에는 우호적이지 않을까 싶다. 신정부의 주식시장 부양 정책에는 부동산에 쏠려있는 가계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이동시키고자 하는 문제의식이 담겨있지만, 만일 머니무브가 나타나더라도 이는 주가가 많이 오른 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뿌리 깊은 부동산 선호는, 서울의 아파트는 사두면 결국 올랐지만 주식의 장기 성과는 시원치 않았기 때문에 고착화된 현상이기 때문에, 주가가 충분히 올라야 투자자들의 행동이 바뀔 것이다.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달러 약세다. 달러가 약해지면 비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게 된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무역수지 적자를 완화시키고자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화가치 조정 움직임 등은 모두 달러 약세 요인이다. 달러 가치는 1971년 8월~1978년 8월, 1985년 2월~1992년 9월, 2001년 7월~2008년 4월에 장기 약세를 나타낸 바 있는데, 현재 상황은 당시와 매우 비슷하다. 과거의 약달러 국면에서 한국 증시는 예외 없이 강력한 대세 상승 장세를 나타냈다. 펀더멘털을 보면 걱정이 많지만, 지배구조 개선과 약달러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향후 수년 내 코스피 5000포인트대 등정이 불가능한 일로 보이지는 않는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조회 : 9
작성일 : 25-09-13 16:57
